운악교를 건너 좌회전하면 버스종점인 주차장이 있습니다.
그곳에 주차를 하면 되는데 요금은 받지 않더라구요
오늘 코스는 눈썹바위 방향인 청룡능선으로 올라
절고개에서 현등사로 하산하는 코스입니다.
운악교 옆 커다란 안내도(위)에는 눈썹바위 방향이 1코스로 나오고,
안내소에 있는 안내도(아래)에는 2코스로 되어있으니 참고하세요
오늘의 준비물은 카메라, 아이젠, 스패츠, 방한장갑, 간단한 먹식이
도로에서 보건소를 지나 좌측으로 들어서면 안내소가 보입니다.
여기에서도 요금을 받지 않아 더 올라가 매표소가 있는줄 알았습니다.
정면에 현등사 일주문이 보이네요
점심때부터 시작된 산행, 아직은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
TMC회원인 루티노님,,기념으로 한컷
처음에는 현등사 방향으로 차가 갈수있는 넓은 길이 이어집니다.
전날 눈이 많이와 아직은 설경이 볼만하지만
한낮 온도가 4도로 워낙 따뜻한 날씨여서
해가 드는곳은 점점 녹아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안내소에서 800m 정도 오른후
우측 망경로 방향으로 들어섭니다.
이곳으로 가면 눈썹바위, 병풍바위, 미륵바위를 차례로 볼수 있습니다.
햇빛이 드는곳은 우리가 오르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녹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산길에 쌓인 눈은 아직 그대로네요
안내소에서 1.11km 오른 곳입니다.
저멀리 눈썹바위가 보이기 시작하는 지점이죠
어느새 나무의 하얀 설경은 볼수없었지만
저멀리서 안개가 밀려오고 있어 정상부근은
그리 쉽게 녹아 없어지지는 않을거라 기대해봅니다.
하늘에서 빙빙 돌던 매 한마리가
눈썹바위 윗부분 암벽에 앉자 그거 잡아보겠다고
시간을 많이 허비하고 말았습니다.
이럴때가 아닌데~~ㅋㅋ
안타까운 마음에 햇빛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그래도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올라가봅니다.
이전 이정표에서 20분 정도 지나 눈썹바위에 도착했습니다.
높은 암벽 위에 눈썹처럼 툭 튀어 나온 바위가 얹혀진 형상입니다.
오늘 산에서 처음 만나는 분들, 이분들도 매를 보셨는지
눈썹바위 위로 날아오기를 기다리시던 중이라고 합니다.
눈썹바위
중생대 쥬라기 화강암으로, 약 1억 5천년에서 2억년 사이
마그마가 지하 깊은 곳에서 천천히 식어 형성된 암석으로
차별 풍화로 눈썹모양을 보인다는 안내글이 있습니다.
선녀를 기다리다 바위가 된 총각
옛날에 한 총각이 계곡에서 목욕하는 선녀들을 보고는 치마를 하나 훔쳤다.
총각은 치마가 없어 하늘에 오르지 못한 선녀를 집으로 데려가려고 했지만,
선녀는 치마를 입지 않아 따라갈 수 없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그 말에 총각은 덜컥 치마를 내주었고,
치마를 입은 선녀는 곧 돌아오겠다며 하늘로 올라갔다.
총각은 선녀 말만 믿고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이 바위가 되었다.
~ 안내판의 글입니다 ~
작은 소나무들이 바위 틈으로 뿌리를 내린채
이 겨울을 맞이하고 있네요.
눈썹바위 부터는 이전의 등산로와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가파르고 험해지기 시작합니다.
ㄷ자형 쇠가 (이것도 하켄이라고 하는지...) 암벽 곳곳에 박혀있었습니다.
눈썹바위에서 만났던 분들은 정상 찍고
오시는줄 알았는데 그냥 거기서 내려가신다고 합니다.
봄날같은 해가 이미 많은 눈을 다 녹였습니다.
땀이 뚝뚝 떨어지고, 골짜기에는 바람도 불지 않네요
안내소에서 1.88km 올라온 지점입니다.
다른 계절을 오가는것 같은 착각이 드네요
초코바로 열량 보충도 하고 잠시 휴식을 갖습니다.
이곳부터는 눈도 제법 쌓였습니다.
해가 들지않는 산등성이 반대쪽은 멋진 설경을 보여줍니다.
안개가 밀려왔다가 다시 맑게 활짝 개고
하늘도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눈썹바위를 출발한지 40분만에 전망이 탁트인
사진찍기 좋은 포인트에 도착했습니다.
고도가 급격하게 높아졌습니다.
멋진 풍경이 눈을 사로잡네요
이제 정상까지 1.5km 남았습니다.
10분 전까지만 해도 저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정상인줄 알았는데, 아직도 1.45km 남았습니다.
미끄러워서 지금은 아이젠 착용중하는 중~~
암벽들이 멋지게 늘어선 운악산
경기의 설악이라고도 불린다는데 그 이유를 알것 같습니다.
아이젠 착용 지점에서 20분 정도 오르자 멋진 병풍바위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때만해도 멋진 풍경에 사진을 찍어대며 시간을 보냈는데
여기서 시간을 지체할 필요가 없었다는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더이상 지나갈 길이 없는것처럼 정면에 안개에 휘감긴
웅장한 암벽이 화려한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드디어 병풍바위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험준한 모습의 병풍바위가 암릉을 이루며 절경을 보여줍니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황홀한 풍경~~
제일 가깝게 우뚝솟은 봉우리는 미륵바위 뒷부분입니다.
청룡능선으로 불리는 이 능선을 지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가야할 정상은 저 멀리 안개속에 가려
아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느곳을 찍어도 멋진 그림이 되는 풍경입니다.
더이상 지체하면 하산길이 늦어질것 같아
앞에 보이는 능선을 따라 미륵바위 방향으로 향합니다.
청룡능선 답게 거칠고 험한 능선길이 이어집니다.
14:23분 도착지점
병풍바위 아래로 가는 이 길은 출입금지였습니다.
능선 반대쪽은 해가 들지않아
상고대가 녹지않은채 멋진 설경을 보여줍니다.
급격히 높아지는 고도와 눈길때문에
시간이 점점 지체되기 일쑤였습니다.
14:30분, 미륵바위에 도착했습니다.
바람이 불자 눈보라가 몰아 칩니다.
처음엔 남근바위 인줄 알았는데
미륵바위라는 표지석이 있더라구요
멀고 거대하게 느껴졌던 병풍바위도
이제는 뒤돌아봐야만 볼수 있을만큼
청룡능선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습니다.
인증사진 한컷 남기고~~
다 온듯 하면서도 끝없이 이어지는 길
하판리 안내소에서 2.82km 온 지점입니다.
이제 정상까지는 260m 남았습니다.
정상까지의 마지막 구간은 암벽등반처럼
등산로가 무척 험했습니다.
어느새 많은 암봉들보다 우리의 위치가
더 높아져 있는 짜릿한 순간이었습니다.
좌측으로 미륵바위도 보이고, 우측 바로앞에
높이 솟은 암봉은 등산로가 없어 출입금지 되어 있는 곳입니다.
정상까지의 260m 거리가 지금까지의 거리보다도
더 멀게 느껴지는 구간입니다.
왼쪽사진처럼 올라가면 바로 오른쪽사진과 같이 등산로가 이어집니다.
등산로가 아니라 암벽등반입니다.
이 상황에서 셀카라니~~ㅋㅋ
아마도 이 어이없는 길을 지인들에게 알리고 싶었나봅니다~^^
여기만 올라가면 정상이겠거니 했는데 아니었습니다.
멋진 암벽에서 피곤한 눈꺼풀을 가진 얼굴이 보이네요
기분 탓인지~~~ㅎㅎ
너무 멋진 촬영포인트에 도착했습니다.
출입금지 구역은 아니고 정식 등반로입니다.
순식간에 기분이 업되는~ 근데 260m가 왜이리 먼건지ㅠㅠ
이때만해도 몰랐는데 지금 사진으로 보니
길 자체가 조금 무섭네요
암벽을 지나자 바로 철계단이 이어집니다.
260m라고 했으니 여기만 올라가면~~~
오르던 내내 수없이 되뇌이던 말입니다.
역시나,, 정상은 보이지 않았고...
병풍바위를 기분좋게 바라보던 그 시간
안개속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정상이
아마도 오늘 산행의 우리 미래였나 봅니다.
정상인 동봉까지 390m ㅋㅋ
아놔~~ 이전의 260m 표지판이 잘못된건가 봅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거리 OTL
다시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갑니다.
390m를 믿어보며 잠시 멋진 설경에
힘든것도 잊어버리게 됩니다.
어느새 3시를 훌쩍 넘기는 시간,,
해가 넘어가 자칫하면 하신길에 어두워져서
고립될수 있다는 두려움(?)에 이 멋진 설경을
스치듯 지나가며 의무적으로 카메라로만 담았습니다.
여기만 넘어가면 정말 정상이기를 바라며~~
해는 구름에 가려 어둑어둑해지고
기온도 많이 내려간것 같았습니다.
넓은 암반이 있는 이곳이 처음엔 어딘지 몰랐는데
집에와 사진을 확인해보니 망경대였습니다.
그냥 지나치려다 비석이 세워져 있어 사진으로만 담아놓고
시간에 쫓기다보니 그대로 지나간 곳인데
한번 올라가 볼걸 이제와 후회가 되네요.
망경대를 지나면 다시 내려갔다가
목조계단을 오르게 됩니다.
정상이 100m 남은 지점
이젠 정말 다 왔나봅니다~~
드디어 운악산 정상입니다.
특이하게 두개의 정상석이 있더라구요
가평군에서 설치한 운악산 비로봉
포천시에서 설치한 운악산 동봉
아마도 운악산이 두 도시의 경계에 있나봅니다.
그런데 최고봉의 이름이 다른 이유는,,,?
정상에서는 나무와 잔가지들로 인해 전망이 그리 좋지가 않습니다.
인증사진만 찍고,,
일단 컵라면에 물을 붓습니다.
오늘 초코바 하나 외에 첫끼,,
어두워질까봐 그냥 내려가려다가
너무 허기가져서 일단은 먹고 가는걸로~~
하산길은 절고개로 이동해 현등사 방면으로 내려가는 코스입니다.
처음부터 그리 정했지만, 만에 하나 지금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가라면 아마도 다시 못내려갈듯 합니다.ㅠㅠ
15:48분 안전하게 하산 시작,,
내려갈때는 카메라도 다 챙겨 넣고
핸드폰으로 주요 지점만 촬영하기로 합니다.
운악산 정상에서 640m 내려온 지점
한북정맥의 줄기인 절고개에 도착했습니다.
현등사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 또한 그리 편한길은 아닙니다.
경사가 급하고 눈도 쌓여 있어서
아이젠 없이는 미끄러우니 겨울산행에는 필수입니다.
15:56분, 코끼리바위에 도착했습니다.
이건 뭐 그냥 딱봐도 코끼리네요~^^
절고개에서 20여분 정도 내려온 지점인데
여기가 절고개인지 이곳에 이정표가 있네요,,
암튼 2.6km 남았습니다.
절고개 폭포에서도 한컷만 담고~~
하산 시작한지 1시간 정도 된 지점입니다.
여기서부터는 비교적 편한 길이 이어집니다.
여기서 아이젠도 풀어 챙겨넣고,,
커피도 한잔 마시며 숨을 돌립니다.
16:40분, 현등사 갈림길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안내소까지 1.85km
현등사에는 들리지는 않고 그냥 내려가기로 합니다.
내려가다보니 현등사로 올라가는 길이 또 있네요
아쉽지만 그냥 패스~~
민영환 암각서와 꽁꽁 얼어버린 무우폭포도 볼수 있어요
경기 5대 악산답게 절대 잊지못할
강렬한 인상을 남겨준 운악산이었습니다.
고생하며 찍어온 사진이 아까워
한장도 버림없이 다 써야겠다 했는데,,
이것만으로도 스크롤 장난 아닐듯 합니다.
보고 계신 분들께 죄송하구요
긴 산행기 보아주셔서 또한 감사드립니다~^^
인천까지 돌아가는 길이 퇴근시간에 맞물려
2시간이나 걸린다는 네비의 말을 믿고
아예 가평에서 저녁을 먹고 가는걸로,,,
30년째 이어오고 있다는 막국수 집에서 시원하게 땀을 식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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